빛오름지역아동센터서 재능나눔 펼쳐
인천초등생 살인사건 살인범 A양이 과거 그렸다는 인물화를 보고 그 자체만으로도 섬뜩했다.
그 기괴한 인물의 유난히 강조된 입안의 치아는 보는 것만으로도 오싹한 느낌이 든다.
그림은 그린 이의 마음을 그대로 여과없이 드러내놓고 있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림은 자신의 내면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는데 착안한 점이 미술심리 치료의 시발점이다.
특히 아직 인격이 성숙되기 이전인 아동기의 그림은 어른들의 그림보다 회피나 방어 등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아 아이를 둘러싼 가족관계의 정서적인 면이나 양육 과정의 흔적이 더욱 선명히 나타나는 경향이 많다.
파주 미술심리치료모임인 마인드리셋(MIND RESET)팀 중 최인희, 정혜원, 김상희, 전다영, 권신혜 등 6명 멤버들의 이번 여름은 특별한 활동으로 채워졌다.
마인드리셋팀은 미술 활동과 그 과정을 통해 각자 마음의 그림을 이해하고 분석하며 문제점을 해결해 치유해나가기 위해 미술심리치료모임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자신을 넘어 남을 위해 봉사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마인드리셋팀은 지난 6월27일부터 8월8일까지 조리읍소재 빛오름아동센터(대표 한영실)를 방문해 18명 아동을 대상으로 미술심리치료 수업을 실시했다.
처음 HTP 등 사전검사를 할때만 하더라도 산만하고 백지를 놓고 어떻게 그려야할지 고민하는 아이들이었지만 점차 여러 가지 프로그램 과정을 거치면서 집중력이 생기고 담당교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남녀 초등학생 그중에는 지적장애를 앓는 아이도 있고, ADHD 진단을 받은 아이, 다문화가정 아이 등 다양한 유형의 아이들이 모인 이곳은 원장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함께 아이들의 일상을 돕고 있었다.
특히 이곳 빛오름아동센터는 제2의 가정을 표방하며 아이들이 가정에서처럼 안정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나가고 있어 아이들이 비교적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다름없는 활달한 모습이였다.
아동복지시설인만큼 여러 가지 가정형편 등 특수한 환경의 아이들이었지만 순수하고 밝게 수업을 이어나가 마인드리셋팀 교사들과 함께 하나가 되어 의미있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번 미술수업은 선물 만들기, 신문지 조형, 사포화, 과자 만다라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점토를 만지고, 사포에 그림을 그리면서 각각 다른 재질과 질감의 재료를 접하며 내면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성취감을 통한 자아존중감을 향상시켜나갔다.
또 집단 미술작업을 하며 그 과정에서 협동심과 상호 존중감을 갖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ADHD아이라 해서 수업하는데 어려움이 없을까 걱정했어요. 처음에는 백지를 놓고 한참을 그림을 못그렸던 아이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보통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과 달리 입체적으로 과감하게 그려나가는 모습에 놀랐어요. 나중에는 자기 속마음, 걱정까지 이야기하는 사이로 관계가 발전되어 너무 고마웠어요" 김상희 교사는 짧은 시간이였지만 너무 배운점이 많았다고 말한다.
수업에 참여했던 4학년 한 아이는 "신문지 조형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신문지로 그물을 만들어 007첩보놀이처럼 하던 것이 좋았어요. 사포에 그림을 그려서 큰 그림이 한꺼번에 멋지게 나오는게 신기하고 멋졌어요"라고 말했다.
이 아이는 그동안 별로 말이 없이 겨우 수업만 쫓아서 하던 아이여서 즐거웠다고 말하는데 모든 교사들이 고무되기도 했다.
이곳 지역아동센터 한영실 센터장은 "마인드리셋팀의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성향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해주셔서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지원해 나갈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의 지도교수인 홍현주 지피지기심리상담센터(센터장 백원대 교수) 부소장은 "미술치료는 투사적인 그림 진단을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이해하여 적합한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다른 검사에 비해 효과가 크다"며 "내담자의 마음을 정확히 진단해 상담을 진행하면 실질적인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술치료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서 불안이나 공포가 사라지고 세로토닌이 증가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경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마인드리셋팀 전다영 선생도 "프로그램이 다소나마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앞으로 노인복지시설 등 우리들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함께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내비쳤다.
한편 빛오름지역아동센터는 2009년 봉일천장로교회 "꿈나무 배움터"로 시작해 2011년 빛오름지역아동센터를 개소, 지역사회의 취약한 아동의 보호와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을 제공해오고 있다. 보호자와 지역 사회를 연계 LG디스플레이 초록우산 등 각 단체와 협약을 맺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지속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