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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의 언어, 긍정의 언어로 말하자. 덧글 0 | 조회 538 | 2019-07-08 00:00:00
지피지기  


상담원서를 쓰는 엄마 옆에서 아이가 말한다.
나도 저거 쓸 수 있는데.”라고 아이가 말한 ‘저거’는 바로 원서에  있는 아동과 부모의 이름란이었다.
선생님이 “그래? 그럼 써볼까?”라고 말했다.
아이는 이제 7세다. 선생님은 수줍어하던 아이가 적극적으로 글씨를 쓴다니 격려해주고 싶었다. 서툴지만 글씨도 제법이어서 칭찬하려는 순간, 엄마가 말했다.

“저거 봐, 글씨 좀 잘 써야지. 천천히 또박또박 써. 급하게 쓰지 말고 천천히.”


수업이 시작되자 선생님은 “성준아, 엄마 성함도 잘 쓰고, 주소도 정확히 알고 잘 쓰던 걸?” 하고 칭찬했다. 선생님의 말에 성준이가 고개를 들더니 손을 번쩍 들어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성준이와 선생님의 만남은 순조로웠다. 30분 전만 해도 성준이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현관까지 끌려오다시피 하며 계속 “안 들어간다!”라고 소리치는 아이였다. 그런 성준이와 선생님의 만남은 이후 즐거운 수업으로 이어졌다. 엄마도 놀라게 한 성준이의 변화였다. 학원이라도 보내려고 하면 설득과 강압에도 끝끝내 다니지 않았던 성준이와 선생님의 좋은 관계의 비결은, 성준이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었다.


자존감을 살리는 긍정의 언어


긍정의 언어는 ‘무조건’ 잘한다고 칭찬하는 말이 아니다. “잘 좀 써.” 보다 “열심히 쓰는구나.”라고 격려해주는 것이다. 스무 글자도 넘게 쓴 글씨 중 가장 못 쓴 글씨를 가리키며 “이게 무슨 글자야? 잘 써야 알아보지.”라고 지적하는 말이 아니라 제일 잘 쓴 글씨를 골라 짚으며 “이 글자 정말 잘 썼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루 10가지 행동 중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어 긍정의 언어로 칭찬하는 사람과 실수를 찾아내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 두 사람 중 아이가 말을 듣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상담을 하면 많은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엄마들은 수줍어하는 아이, 소극적인 아이, 적응이 늦은 아이 등으로 표현하지만 알고 보면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기대 수준이 높은 부모를 만나 좀처럼 ‘난 유능한 아이야.’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이 많다. 엄마들은 칭찬도 독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할 만큼 아이들의 기를 살린다고 자부하는데 왜 그런 걸까? 


엄마는 아이의 긍정적 행동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격려해주는 족집게 같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 잘못한 점만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엄마가 아니라 잘한 점을 놓칠세라 관심을 보이는 엄마가 아이에게 필요하다. 


성준이는 조금 전만 해도 입구에서 들어가지 않겠다는 아이였다. 그러므로 연구소에 들어와 의자에 앉은 것만으로도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그때 다정한 표정으로 아이를 격려하면 된다. 엄마가 원서를 쓰려고 하자 자기도 글씨를 쓸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방관자적 자세에서 참여적 자세를 보인 것이다. 이 부분 또한 아이가 보인 관심과 적극적인 자세에 격려가 필요하다.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쓰고 못 쓰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엄마는 원서에 아이의 부족한 점을 ‘소극적’ ‘사회성 부족’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아이는 원서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글자를 보더니 자신이 글씨를 읽을 수 있고 쓰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 아이가 왜 소극적이란 말인가?

아이의 자존감은 엄마가 아이의 잘한 점을 찾아 인정하고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주면 잘 자랄 수 있다.

아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지적의 말



두 가족이 텃밭체험을 왔다. 열심히 땅을 파헤치는 아들을 보며  한 엄마가 말한다. “아이고, 우리 아들. 농부님처럼 열심히 하네.  거기다 뭐 심을 거야?” 
다른 쪽에서도 밭을 일구는 가족이 있다. 아들이 체험에 몰입한 채 땅을 일구고 있다. 엄마는 말한다.

 “야, 살살 좀 해. 옷 다 버리잖아. 조심해야지.”
같은 시간, 같은 체험을 하며 열심히 집중하는 두 아이들에게 보인 엄마들의 반응 중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까?
아이를 격려하고 더 잘하기를 바라는 말이 오히려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넌 부족하다.’는 엄마의 마음을 아이가 읽기 때문이다. “이거 다시 해보자. 더 잘할 수 있잖아.”라는 말은 지금 한 것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런 엄마는 아이의 잘한 점이 아닌 못한 점을 찾아내는 데 선수다. 내 아이가 좀더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안다. 하지만 아이로 하여금 좀더 잘하게 하려는 엄마의 말은 긍정적으로, 격려로 아이에게 전해져야 한다.


글씨를 조금 삐뚤게 쓴다면 “글씨를 열심히 쓰네.” 하며 열심히 쓰는 것에 초점을 두며 말한다. 만약 좀더 잘 쓰기를 바란다면 잘 쓴 글씨를 가리키면서 “와! 이 글씨는 참 잘 썼네.” 하며 잘한 부분을 짚어주자. 하지만 엄마가 삐뚤게 쓴 글씨를 가리키며 “알아보게 써야지.”라고 지적하면, 민망해진 아이는 엄마가 쓴 글씨를  보며 말한다.
“엄마 글씨도 엉터리야!”
“이만하면 잘 썼지. 왜?”
“엄마는 어른이잖아. 어른 글씨가 뭐 이래?”
엄마와 아들의 대화가 티격태격하는 친구 수준이다. 엄마는 “선생님, 얘가 집에서도 말대꾸가 보통이 아니에요. 어떤 때는 글씨를 쓰다가 조금만 지적하면 막 휘갈겨 써요. 그래서 더 엉망이 돼요.”라고 푸념한다.


 “잘 좀 하라.”라는 말은 어른이나 아이나 부담스럽고 듣기 싫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무언가 더 나아지게 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아이에게 전하고 싶다면 ‘조언’의 형식으로 하면 좋겠다.

우리 아이를 성장시키는 조언의 형식



순서는 이렇게 해보자.

 ‘칭찬하기’ ‘조언하기’ ‘칭찬과 격려하기’ 순이다. 

예를 들면 우선 ‘칭찬하기’는 “어머, 이름 잘 쓰네.”라는 말 정도면 충분하다. 칭찬이 선행되면 아이의 마음이 열려 엄마의 ‘조언’이 ‘지적’으로 들리지 않게 된다. “이 글자는 무슨 글자야? 아 ‘문’이구나. 엄마가 적어볼까?”라고 말하며 엄마가 직접 잘못된 글자를 바르게 써서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조언하기’다. 그리고 다시 “와! 이 글자는 반듯하게 잘 썼네.”라고 ‘칭찬과 격려하기’를 해준다. 이렇게 긍정의 언어로 존중할 때 아이의 자존감이 커진다. 

아이를 부정하는 말과 무시는 자존감을 해칠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원문: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198738&memberNo=2166510&navigationType=p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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